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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한동안 이런 뉴스가 나올 때마다 "또 으름장 놓는 거겠지"라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시간 남겨둔 상황"이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군함에 무기까지 가득 실렸다는 말을 직접 꺼냈을 때 저도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군사 공격이 실제로 이뤄졌다면 국제 유가 급등은 물론 우리 일상에서 체감하는 물가까지 흔들릴 수 있었습니다.

미국 이란 군사 공격 보류 (배경, 압박 전략, 협상 전망)

공격 직전까지 갔던 미국과 이란, 무슨 일이 있었나

2025년 5월, 미국은 이란 내 주요 목표물에 대한 군사 타격을 20일로 예정했습니다. 군함은 이미 해역에 배치됐고, 실행 명령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UAE 세 나라가 동시에 공격 보류를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습니다.

제가 이 상황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세 나라는 왜 막으려 했을까"였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동맹이지만,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과 인접한 지역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이란 전 세계 원유 수출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해상 통로로, 이 길목이 막히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체가 흔들립니다. 전쟁이 터졌을 때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건 바로 이 지역에 있는 나라들이라는 걸 이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외교적 노력에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고, '핵을 보유하지 않은 이란'이 합의의 핵심 조건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중동 정세에서 걸프 국가들이 이렇게 일사불란하게 중재에 나선 건 흔한 일이 아닙니다. 그만큼 상황이 실제로 임박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번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핵심 배경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미국은 이란 항구와 석유 터미널에 대한 봉쇄(naval blockade)를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88척의 선박을 돌려보냈습니다.
  •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UAE 3국이 동시에 공격 보류를 요청하며 중재에 나섰습니다.
  • 현재 이란 항구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교역량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입니다.
  • 미·이란 양측은 '비핵화 이란'을 전제로 새로운 핵 합의(nuclear deal)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트럼프의 압박 전략, 효과적인가 위험한가

미국의 이번 접근 방식은 강압 외교(coercive diplomacy)의 전형에 가깝습니다. 강압 외교란 군사력이나 경제 제재를 실제로 사용하거나 사용 직전까지 끌어올려 상대방이 협상장에 나오도록 압박하는 외교 전략입니다. 공격 직전까지 간 뒤 보류하고, 동시에 봉쇄를 유지하면서 협상 카드로 쓰는 방식입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 U.S. Central Command) 사령관 브래드 쿠퍼는 의회 청문회에서 봉쇄 조치가 "매우 효과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CENTCOM이란 중동,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 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통합전투사령부로, 이 지역 군사 작전의 실질적인 지휘 주체입니다. 쿠퍼 사령관은 이번 봉쇄가 이란이 47년간 쌓아온 전략을 "좌초시켰다"고까지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런 압박이 항상 의도대로 작동하진 않습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질 때마다 유가, 환율, 원자재 가격이 한꺼번에 흔들리는 걸 지켜봤습니다. 경제 제재(economic sanctions)란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무역, 금융 거래, 에너지 수출 등을 차단하는 비군사적 압박 수단인데, 이란은 수십 년간 이런 제재를 버텨온 나라입니다. 외부 압박이 강해질수록 내부 결속을 다지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고, 역사적으로도 그런 사례가 반복됐습니다(출처: 국제원자력기구 IAEA).

 

더 걱정되는 건 오판(miscalculation) 가능성입니다. 군사 공격을 공개적으로 예고하고 보류하는 전술은 이란 입장에서 굴복 압박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협상보다 보복 준비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제가 예상 밖이라고 생각한 부분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 시간 남겨두고 보류"를 공개적으로 밝힌 건 국내 정치용 이미지 관리 목적도 있어 보입니다. 물러선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보류했다는 메시지를 국내 지지층에 전달하는 것이죠.

봉쇄와 협상, 이란 핵 합의 가능성은 있는가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전망하려면 현재 레버리지(leverage), 즉 협상에서 미국이 쥔 카드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레버리지란 협상 상대를 압박해 유리한 조건을 끌어낼 수 있는 수단이나 영향력을 의미합니다.

 

현재 미국이 이란 항구와 석유 터미널을 사실상 전면 차단한 건 강력한 경제적 압박이 맞습니다. 교역량이 전무하다는 건 이란의 원유 수출이 멈췄다는 뜻이고, 이는 이란 정부 재정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경제 압박이 곧 정치적 양보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2015년 이란 핵 합의(JCPOA,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가 체결되기까지도 수년간의 제재와 협상이 병행됐고, 이란이 핵 개발을 완전히 포기한 게 아니라 동결과 사찰을 수용하는 수준의 합의였습니다. JCPOA란 이란의 핵 활동을 일정 범위 내로 제한하는 대신 국제 제재를 완화하기로 한 다자간 합의로, 이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이 일방적으로 탈퇴해 현재는 사실상 무효화된 상태입니다(출처: 미국 국무부).

 

이번 협상에서 카타르 등 중재국들이 강조하는 '핵을 보유하지 않은 이란'이라는 조건은 이전 JCPOA보다 더 강력한 요구입니다. 이란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체면을 지킬 수 있는 출구가 필요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협상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압박만으로는 이란이 테이블에 앉더라도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렵고, 이란이 명분 있는 양보를 할 수 있도록 협상 공간을 만들어주는 게 중재국들의 역할이어야 합니다.

결국 이번 사태가 보여주는 건 군사적 위협과 외교적 중재가 동시에 작동하는 중동 정세의 복잡성입니다. 봉쇄와 군사 위협은 협상 레버리지가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강한 압박을 유지하되, 이란이 체면을 지키며 협상에 나올 수 있는 출구를 함께 만드는 것이 지금 이 국면에서 가장 필요한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공격 보류가 단순한 유예가 아니라 실질적인 합의로 이어지길 바라는 건 중동 지역 안정뿐 아니라, 에너지 가격을 포함한 우리 일상과도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외교·안보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www.voakorea.com/a/president-trump-said-he-was-an-hour-away-from-ordering-strikes-on-iran-before-pausing-it-amid-renewed-effort-over-negotiations-051926/815165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