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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말, 지금도 유효할까요. 저는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기사를 한 번 더 읽었습니다. 교사가 휴일에 학교에 나와 학생의 물통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내용이, 처음에는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일본 도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3학년 여학생의 물통에 음란행위를 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기기에는 약 5000건에 달하는 불법 촬영물이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교사 아동 성범죄 (학교 신뢰, 반복 범행, 보호 체계)

학교 신뢰가 흔들리는 순간

학교는 단순한 교육 공간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생활 공간이고, 부모가 자녀를 맡기는 신뢰의 장소입니다. 저 역시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 교실이 일종의 안전지대처럼 느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공간 안에서 교사가 학생의 소지품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은, 학교라는 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문제입니다.

이 사건이 더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피해 대상이 초등학교 3학년, 즉 만 9세 아동이라는 점입니다. 아동 보호법상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는 일반 성범죄보다 가중 처벌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아동 보호법이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적 착취와 신체적 침해를 별도로 규율하는 법체계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어른을 대상으로 한 범죄보다 훨씬 무거운 형사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입니다.

"학교는 안전하다"고 믿고 싶은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도 그 믿음이 틀렸다고 단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신뢰받아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 신뢰를 악용했을 때, 제도는 어떤 방어막이 되어줬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본 문부과학성 자료에 따르면 교직원에 의한 아동 성범죄 건수는 꾸준히 보고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성비위로 징계받은 교직원은 261명에 달했습니다(출처: 일본 문부과학성).

반복 범행이 말해주는 것

이 사건을 단순한 일탈로 보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피의자인 와카마츠 코지로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초등학교 여학생의 치마 속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이미 체포·기소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학교 현장에 계속 접근할 수 있었고, 이번에는 더 중한 범행으로 이어졌습니다.

압수된 기기에서 발견된 5000여 건의 불법 촬영물은 상당수가 수년 전부터 축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우발적 범행이 아니라 상습적·계획적 성범죄, 즉 연속범(Serial Offender)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여기서 연속범이란 동일하거나 유사한 범행을 일정 기간에 걸쳐 반복하는 범죄 유형을 말합니다. 피해자가 한 명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사 당국의 전수조사가 불가피합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가장 의아하게 느낀 것은, 이전 기소 사실이 어떻게 인사 관리에 반영되지 않았냐는 점입니다. 교직원 채용 단계에서는 성범죄 경력 조회가 이루어지지만, 재직 중 기소 또는 수사 대상이 됐을 때 즉시 직위해제나 접근 제한이 이루어졌는지가 불분명합니다. 이러한 관리 공백이 반복 범행을 가능하게 한 구조적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핵심적으로 점검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재직 중 기소·수사 시 즉시 직위해제 기준 명문화
  • 교직원 디지털 기기 사용 및 보관 관리 지침 강화
  • 교내 폐쇄회로TV(CCTV) 사각지대 점검 및 확충
  • 학생 개인 물품 보관 공간의 접근 권한 제한
  • 피해 아동 대상 아동 심리치료(Play Therapy) 등 전문 지원 연계

보호 체계, 사후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사건이 알려진 후 해당 학교와 도쿄 교육위원회는 학부모 설명회를 열고 학생 심리 지원에 나섰습니다. 위기 개입(Crisis Intervention)이라는 측면에서 빠른 대응은 필요합니다. 여기서 위기 개입이란 외상 사건 직후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추가적인 심리 손상을 막기 위한 전문적 개입 절차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의 대응이 아니었습니다. 사후 수습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문제는 이 사건이 왜 반복될 수 있었는가 하는 구조의 문제입니다.

"사후 심리 지원으로 충분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아동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조기에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으면 성인이 된 이후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여기서 PTSD란 트라우마 사건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불안, 회피, 재경험 등의 증상군을 의미합니다. 한국 교육부 역시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포함한 아동 피해자에게 전문 상담 및 심리치료를 연계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교육부).

제가 기사를 접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드는 생각은, 아동은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거나 피해 사실을 말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특히 가해자가 신뢰하는 교사일 경우, 피해 아동은 더욱 혼란스럽고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 기관이 진정으로 아이들을 보호하려 한다면, 위험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차단하는 예방 시스템이 사후 지원보다 먼저 작동해야 합니다.

이 사건은 한 교사의 비정상적 일탈로 마무리되어서는 안 됩니다. 학교라는 공간이 아동에게 안전한 환경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려면, 교직원 검증과 재직 중 관리, 교내 사각지대 점검, 신고 체계 정비까지 전반적인 시스템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을 지키는 것은 선언이 아니라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증명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참고: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6051560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