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나는 것보다 합의가 더 어렵다는 말, 믿어지십니까? 저는 중동 관련 뉴스를 볼 때마다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을 반복적으로 합니다. 파키스탄의 중재로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 초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합의가 타결되면 세계 에너지 시장과 중동 안보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가장 민감한 핵 문제가 초안에서 빠진 점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합의 초안의 배경, 왜 파키스탄이 중재자가 됐나이번 합의 초안 보도에서 저는 파키스탄이 중재자로 등장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직접 마주 앉기 어려운 구조에서, 제3국 중재는 사실상 필수입니다. 파키스탄은 이슬람 국가이면서도 미국과의 안보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나라입니다. 그 묘한 포지션이 이번 중재를 가능하게 ..
솔직히 저는 엔비디아를 오랫동안 게임용 GPU 만드는 회사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분기 순이익 583억 달러(약 87조 원)라는 숫자를 보고 잠깐 멈칫했습니다. 불과 3년 전 분기 순이익이 20억 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함께 보면, 이건 단순한 실적 호조가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가 뒤바뀌고 있다는 신호처럼 읽혔습니다. AI 인프라를 장악한 엔비디아, 그 실체를 직접 느껴보니처음 챗GPT를 써봤을 때, 솔직히 "이게 그렇게 대단한 건가?" 싶었습니다. 그냥 검색이 조금 더 말을 잘하는 수준 아닌가 하고 넘겼죠. 그런데 몇 달 뒤 업무에서 실제로 매일 쓰게 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초안 작성, 자료 요약, 코드 수정까지 실질적인 생산성이 달라지는 걸 직접 겪어보니, 이게 유행이 아니라..
빌라에 살면서 전세 사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까요? 저는 주변에서 전세 보증금을 날릴 뻔한 사례를 직접 들으면서, 비아파트 시장이 얼마나 구조적으로 취약한지 다시 느꼈습니다. 정부가 2027년까지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숫자는 크지만, 이게 실제로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가 진짜 문제입니다. 공급 확대: 숫자로 보는 이번 대책이번 대책의 핵심은 매입임대주택(公共買入賃貸住宅)입니다. 여기서 매입임대주택이란 공공기관이 기존 주택이나 신축 주택을 직접 사들인 뒤,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는 공공임대 방식을 말합니다. 직접 땅을 사서 짓는 방식보다 훨씬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국토교통부는 2026-2027년 2년간 수도권에 ..
직장 동료가 "나 올해 성과급 얼마 나올 것 같아?"라고 물어봤을 때, 저는 순간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그해 성과급이 아예 없었거든요. 삼성전자 DS부문 직원들이 성과급 계산을 위한 시뮬레이터까지 직접 만들어 공유하는 시대, 같은 세대 직장인이지만 서 있는 산업이 다르면 보상의 세계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성과급 시뮬레이터가 등장한 배경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 사업 담당 부문)에서 직원들 사이에 '성과급 시뮬레이터' 웹페이지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계약 연봉과 근무 개월 수, 자사주 기준가를 입력하면 현금 OPI(초과이익성과급)와 주식 보상 예상치를 자동으로 계산해 줍니다. 여기서 OPI란 기업이 목표 이익을 초과 달성했을 때 그 초과분을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성과 기반 보상 제도를 말합니다. 단..
한국의 화장품 수출이 지난해 21% 상승하며 한국은 미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3위 화장품 수출국이 됐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K팝과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이렇게 실물 소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체감하기 어려웠거든요. 문화 강국의 기준, 한국은 어디쯤 있나한국 문화가 전 세계 주류에 진입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공존합니다. 저는 이 두 시각이 모두 맞다고 생각합니다.소프트파워(Soft Power)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소프트파워란 군사력이나 경제력 같은 강제력이 아니라, 문화·가치관·제도의 매력으로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힘을 뜻합니다. 미국의 할리우드, 프랑스의 패션과 미식, 이탈리아의 예술이..
맥주 한 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피곤한 날 퇴근길에 편의점에서 캔 하나 사들고 들어오면서, 이 정도는 그냥 음료 수준이라고 스스로 합리화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연구 내용이 그 생각을 완전히 흔들어놨습니다. 술 한 잔만으로도 20분 안에 면역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알코올 독성과 면역 저하: 한 잔도 몸은 알고 있습니다술자리에서 흔히 듣는 말이 있습니다. "이 정도는 건강에 도움도 된다더라." 저도 그 말을 반신반의하면서 들어왔는데, 직접 이 주제를 파고들어보니 생각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했습니다.알코올은 본질적으로 세포 독성 물질입니다. 여기서 세포 독성이란 살아있는 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직접 손상시키는 성질..
솔직히 저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힐 수 있다는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이게 우리 삶과 직결된 문제라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주유소 기름값이 치솟고, 전기·가스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고 나서야 이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세계 해상 석유 교역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 하나가 막히자, 에너지 공급망 전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에너지 안보의 핵심,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무슨 일이 생기나일반적으로 석유 공급망은 여러 경로가 있어서 하나가 막혀도 큰 문제가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현실과 꽤 다릅니다. 전쟁 전 기준으로 하루 평균 2,000만 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이란 ..
솔직히 저는 한동안 기준금리 발표 뉴스를 보면서 숫자만 확인했습니다. "동결이구나, 그럼 큰일은 없겠지"라고 넘어갔던 건데, 실제로 투자하면서 이게 완전히 잘못된 접근이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금리가 동결됐는데도 다음 날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경험을 반복하고서야, 비로소 숫자 뒤에 담긴 문구와 분위기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파월 의장 마지막 FOMC 회의 결과는 그런 면에서 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완화 편향 반대표가 말하는 것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로 결정됐지만, 제가 주목한 것은 그 결정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성명서 채택 과정에서 유독 반대표가 많이 나왔고, 그 중심에는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를 성명서에 넣는 것에 반대한 3명의 지역 연준 총재들이 있었습니..
제철 과일이 제일 저렴하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마트에서 수박 한 통 앞에 서서 가격표를 보는 순간, 그 믿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올여름도 예외는 아닐 것 같습니다. 과일부터 계란, 고기까지 식탁 위 먹거리 전반의 수급 상황이 꽤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어서, 직접 겪어보니 단순히 "비싸졌다"는 말 한마디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 수박·참외 가격이 오른 진짜 이유, 출하량에 있었습니다마트에 갈 때마다 아이가 제일 먼저 달려가는 코너가 과일 코너입니다. 특히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수박이나 참외를 집어 들고 카트에 담으려 하는데, 제가 가격표를 보고 살짝 내려놓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때마다 "제철인데 왜 이렇게 비싸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유가 있었..
GTX-A 삼성역 구간 기둥 80개 중 50개에서 철근이 빠져 있었습니다. 매일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입장에서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단순한 공사 실수로 읽히지 않았습니다. 보강하면 괜찮다는 설명보다 왜 이게 지금껏 아무도 몰랐는가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감리 부실: 기둥 50개가 뚫린 이유시공사인 현대건설 측은 "설계도면을 잘못 해석한 결과"라고 해명했습니다. 저는 이 설명이 오히려 더 심각하게 들렸습니다. 설계도면 해석은 건설 현장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업무인데, 그 기본이 무너졌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건설 현장에서 감리(監理)란 설계도면대로 시공이 이루어지는지를 제3자 입장에서 확인하고 관리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여기서 감리란 단순히 현장을 돌아보는 수준이 아니라, 철근 배근 간격과 개수, 콘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