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식품산업은 오랫동안 생산성과 품질관리, 유통 효율성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제품 정보의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디지털 제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DPP) 개념이 확산되면서 제품 하나마다 생산 이력과 원재료, 탄소배출 정보 등을 디지털 데이터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배터리와 섬유, 전자제품 분야가 중심이지만 공급망 투명성과 ESG 요구가 확대되면서 식품산업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ropean Union)과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디지털 제품 여권이 지속가능성과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uropean Union, World Economic Forum)

 

최근 식품 포장지의 QR코드를 스캔해 보면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단순한 홍보 페이지가 아니라 원재료 정보와 생산공장, 인증 정보까지 제공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이러한 정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 생산 현장에서 근무하다 보면 원료 입고부터 생산, 포장, 출하까지 상당히 많은 데이터가 기록되고 관리된다는 점을 체감하게 되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정보들이 기업 내부 자료를 넘어 소비자와 공유되는 자산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쩌면 미래 식품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가에 의해 평가받게 될지도 모르겠다.

디지털 제품 여권과 식품 데이터 관리


디지털 제품 여권은 무엇이 다를까

제품 하나에 모든 공급망 정보를 담는 개념이다

기존의 식품 표시 정보는 제품명과 원재료명, 영양성분처럼 제한된 정보만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디지털 제품 여권은 생산지와 원재료 공급망, 탄소배출량, 재활용 정보, 인증 현황 등 제품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비자는 QR코드나 모바일 앱을 통해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기업 역시 공급망 데이터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S1은 글로벌 공급망 표준과 데이터 연계가 디지털 제품 여권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GS1)

 

최근 산업 흐름을 보면 소비자들이 단순히 제품의 맛이나 가격뿐 아니라 어떤 원료가 사용되었는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 내부 정보로 여겨졌던 영역이 점점 공개 자산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결국 제품 자체보다 제품에 담긴 데이터의 가치가 커지고 있는 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식품기업들은 왜 데이터 관리에 투자할까

공급망 리스크와 브랜드 신뢰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식품기업들은 공급망 불안정과 원재료 가격 변동, ESG 요구 확대라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료 이력과 품질관리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은 기업 경쟁력과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브랜드 신뢰를 유지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OECD는 데이터 기반 공급망 관리와 정보 공개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소비자 신뢰 확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OECD)

 

최근 해외 식품 리콜 사례를 살펴보면 문제가 발생한 특정 생산일자 제품만 선별적으로 회수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이는 데이터 관리 역량이 단순한 기록 업무를 넘어 비용 절감과 브랜드 보호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된다. 앞으로는 생산설비 규모보다 데이터 품질이 더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디지털 제품 여권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데이터 표준화와 구축 비용은 여전히 부담이다

물론 디지털 제품 여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공급망에 참여하는 수많은 기업들이 동일한 기준으로 데이터를 관리해야 하며, 시스템 구축 비용과 운영 인력 확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 부담이 상당할 수 있으며, 데이터 정확성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다. 딜로이트(Deloitte)는 디지털 공급망 구축이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용과 조직 변화에 대한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Deloitte)

 

최근 디지털 전환 사례를 살펴보면 기술 자체보다 데이터를 얼마나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입력되는 정보가 부정확하면 기대했던 효과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기술보다 운영 역량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래 식품 공급망과 디지털 제품 여권 플랫폼


제품보다 데이터가 중요한 시대가 올 가능성이 높다

최근 산업 흐름을 종합해 보면 식품산업은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을 넘어 데이터를 생산하고 관리하는 산업로 변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AI와 IoT 기술이 발전하면서 공급망 데이터 활용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소비자들 역시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비용과 표준화라는 과제는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데이터 투명성과 공급망 가시성은 식품기업의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디지털 제품 여권은 식품산업과 IT, 데이터 산업, ESG 경영이 결합된 새로운 인프라로 발전하고 있으며,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의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