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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부터 사흘간의 휴전이 발효됐지만, 양측은 불과 몇 시간도 안 돼 서로 상대방의 휴전 위반을 주장했습니다. 저는 이 뉴스를 접했을 때 솔직히 "이번엔 다를 수 있겠다"는 기대보다, "또 이렇게 되겠구나"라는 예감이 먼저 들었습니다. 휴전 합의가 평화의 시작이 아닌 정치적 명분 쌓기 수단이 되고 있다는 우려, 이 글에서 직접 풀어보겠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휴전 (휴전 위반, 전승절, 포로 교환)

휴전 위반과 전승절: 합의가 흔들린 이유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5월 9일부터 11일까지 72시간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동시에 양측이 각각 전쟁포로 1,000명을 교환하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인도적 측면에서는 분명히 의미 있는 합의였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러시아는 휴전 발효 직후 우크라이나가 벨고로드와 쿠르스크 접경지역을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드론 수백 대와 장거리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반대로 러시아가 전선에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제가 관련 뉴스를 지켜보면서 느낀 건, 이 상황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휴전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게를 잃어가는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이번 휴전에서 주목할 개념이 바로 교전 규칙(ROE, Rules of Engagement)입니다. 여기서 ROE란 군대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규정하는 내부 지침을 말합니다. 양측이 제각각의 ROE를 유지한 채 휴전에 합의했으니, "우리는 규칙대로 반격한 것"이라는 주장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감시 체계 없이 선언만 한 휴전은 사실상 효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또 하나 짚고 싶은 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StratCom) 측면입니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란 군사적 행동과 메시지를 통합하여 상대방과 국제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뜻합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대해서만 일시적으로 공격을 자제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 러시아가 이를 "유치한 농담"이라고 즉각 반박한 것, 이 모두가 전쟁의 군사적 국면만큼이나 치열한 여론전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특히 눈에 띈 건 러시아의 전승절 행사 변화였습니다. 매년 5월 9일은 러시아가 2차 세계대전 승전을 기념하는 날로, 모스크바 붉은광장 퍼레이드는 군사력 과시의 상징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전투기 축하 비행은 물론 전차와 미사일 등 핵심 장비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현재의 작전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저는 이게 단순한 운영 문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을 실질적으로 의식한 결과라고 봅니다.

이번 휴전이 흔들린 핵심 원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양측의 위반 기준이 달랐고, 이를 검증할 독립적인 감시 체계가 없었습니다.
  • 러시아는 전승절 행사 보호를, 우크라이나는 포로 석방 가능성을 각자의 목적으로 삼아 합의에 임했습니다.
  • 상호 불신이 워낙 깊어 어느 한쪽의 행동도 '선의'로 해석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분쟁 조정(Conflict Mediation) 연구에서는 이처럼 감시 메커니즘이 없는 휴전을 '약식 휴전(Informal Ceasefire)'으로 분류하고, 지속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평가합니다. 여기서 약식 휴전이란 제3자의 검증 없이 당사국 간 구두 또는 선언만으로 이루어지는 휴전을 말합니다(출처: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포로 교환과 에너지 인프라 타격: 전쟁의 두 얼굴

이번 합의에서 인도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포로 교환(Prisoner of War Exchange, POW Exchange)이었습니다. POW 교환이란 교전국이 상대방에게 억류된 자국 군인이나 민간인을 돌려받는 절차로, 제네바 협약에서도 보장하는 인도주의적 원칙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휴전에 동의한 주된 이유로 자국 포로들의 석방 가능성을 언급한 건 당연한 판단이었습니다.

저는 포로 가족들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마다 뉴스를 읽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전쟁의 승패나 외교적 수사보다, 포로 한 명이 돌아오느냐 못 오느냐가 어떤 가족에게는 삶 전체를 바꾸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POW 교환 합의가 정치적 쇼로 소비되지 않기를 바랐는데, 막상 전장에서는 공격이 계속됐다는 사실이 더 씁쓸하게 다가왔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드론과 순항미사일(Cruise Missile)을 활용해 러시아 본토 에너지 인프라를 집중 타격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순항미사일이란 제트 엔진으로 비행하며 낮은 고도로 목표물까지 정밀 유도되는 미사일로, 레이더 탐지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특히 정유시설과 송유관을 겨냥한 공격은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 능력을 직접 압박하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이 전략은 군사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식이 반복될수록 보복의 악순환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러시아는 전승절 행사가 방해받을 경우 키이우에 대한 대규모 보복 공격을 경고했고, 실제로 러시아 외무부는 키이우 주재 외국 대사관과 국제기구에 보복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스크바 일대에서는 드론 공격 우려로 모바일 인터넷과 문자메시지 서비스까지 제한됐습니다. 군사적 위용을 과시해야 할 행사장이 통신 통제 구역이 되는 장면은, 전쟁이 전선을 넘어 러시아 내부 사회 전체의 일상을 잠식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3년차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 분쟁에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반복적 타격은 민간인 피해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국제인도법(IHL) 위반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출처: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국제인도법이란 전시에 민간인과 전투원을 보호하고 전쟁 수단을 제한하는 국제 규범 체계를 말합니다. 양측 모두 이 기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은 기억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번 사건이 보여주는 구조적 문제를 짚어보면, 사실 해법의 방향도 어느 정도 보입니다. 휴전이 실질적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아래 조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1. 제3국 또는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위반 검증 체계
  2. 양측이 사전에 합의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교전 중단 기준
  3. POW 교환과 같은 인도주의적 합의를 정치적 협상 카드와 분리하는 원칙

이 세 가지 없이 선언만 반복하는 휴전은, 다음 교전을 위한 숨 고르기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습니다.

결국 이번 72시간 휴전은 전쟁포로 교환이라는 작지만 소중한 인도적 가능성을 품고 있었지만, 신뢰 없는 합의가 얼마나 빠르게 무너지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저는 이 전쟁을 보도하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승패보다 포로 가족들의 고통, 그리고 확전을 막을 현실적인 외교가 더 절실하다는 생각을 반복하게 됩니다. 당분간 이 전쟁에서 진짜 평화 협상이 시작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인도주의적 합의만큼은 정치적 선전에서 분리해 지켜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고: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60509_0003622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