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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스프링페스티벌 (축제 성과, K-컬처 관광, 한강 전망)

thinkroom 2026. 5. 24. 09:40

700만 명이 한강에 모였다는 말, 과연 실감이 가십니까? 저도 처음 수치를 봤을 때 "설마 그게 가능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축제 방문객이라는 게 행사장 근처를 지나치는 사람까지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체감과 다를 때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2026 서울스프링페스티벌 결과를 들여다보면, 단순한 숫자 부풀리기로 보기 어려운 지표들이 여럿 따라붙어 있었습니다.

 

서울스프링페스티벌 (축제 성과, K-컬처 관광, 한강 전망)

한강이 축제 무대가 된 배경과 맥락

한강공원은 일반적으로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뚝섬이나 여의도에서 돗자리를 펴고 치맥을 먹거나, 자전거를 빌려 한 바퀴 도는 이미지가 강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야간에 한강에 나가보면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강 위로 서울 도심의 야경이 펼쳐지고, 강바람이 불어오는 그 감각은 어떤 관광지 못지않은 인상을 줍니다. 외국인 친구들을 데리고 갔을 때 그들의 반응이 유독 뜨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축제는 4월 10일부터 5월 5일까지 26일간 여의도·뚝섬·잠실 등 한강 전역에서 진행됐습니다. 총 방문객 수는 706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성격의 행사 방문객 82만 명과 비교하면 약 8.5배 수준입니다. 이는 단순히 행사 규모를 키운 결과라기보다, 콘텐츠 구성이 달라진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 주목할 부분은 도달 범위(Reach), 즉 얼마나 다양한 국가에서 방문객이 유입됐느냐입니다. 여기서 도달 범위란 하나의 콘텐츠나 이벤트가 특정 지역이나 국가를 넘어 얼마나 넓은 지리적 권역에서 소비되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동남아, 중국, 일본뿐 아니라 미주, 유럽, 중동, 오세아니아에서도 방문객이 유입됐다는 점은 한강이 이미 로컬 공원의 범주를 넘어섰음을 보여줍니다(출처: 서울시).

K-컬처 관광 콘텐츠로서의 성과 분석

이번 축제의 핵심 성과를 살펴보면 숫자만 좋은 게 아닙니다. 제가 직접 확인했을 때 인상적이었던 건 방문객 구성이었습니다. 외국인 방문객이 117만 2724명으로 전체의 약 17%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이 행사가 내국인용 지역 축제가 아니라 인바운드 관광(Inbound Tourism)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인바운드 관광이란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관광 수요를 말하며, 외화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관광 형태입니다.

 

대표 프로그램인 K-컬처 융합 공연 '원더쇼'는 사전 예매 단계에서 전석이 매진됐습니다. 여의도 물빛광장에서 열린 '시그니처쇼'에는 약 8만 명이 모였고, 드론 라이트 쇼, 포켓몬 런, 수상 체험 등 참여형 콘텐츠가 한강 전역을 체험형 문화 공간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형 야외 공연은 음향이나 시야 확보 면에서 아쉬움이 많다고들 하는데, 수변 공간 특성상 개방감이 확보된다는 점에서 한강은 꽤 유리한 무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SNS 바이럴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한강 위 회전목마와 야경을 배경으로 한 콘텐츠가 '인생샷' 명소로 확산되며 자발적 게시물이 2000건 이상 공유됐습니다. 이 자발적 콘텐츠 확산은 UGC(User Generated Content), 즉 사용자가 직접 생산한 콘텐츠를 의미하는데, 공식 마케팅 예산 없이 도달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관광 마케팅 측면에서도 가장 비용 효율이 높은 방식입니다.

 

이번 축제 기간 주요 지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총 방문객: 706만 명 (전년 대비 약 8.5배)
  • 외국인 방문객: 117만 2724명 (전체의 약 17%)
  • 슈퍼위크 방문객: 184만 6585명 (전년 대비 2.9배)
  • 한강버스 일평균 탑승객 증가율: 축제 이전 대비 약 125%
  • 선착장 입점 업체 매출 증가율: 256.9%
  • 여행상품 매출 증가율: 41.1%

여행업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축제 연계 상품 모객과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2.5%, 41.1% 늘었다고 서울시는 밝혔습니다(출처: 서울시).

지속 가능한 한강 축제를 위한 전망과 과제

솔직히 말하면, 이번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기쁘면서도 걱정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700만 명이 26일 동안 한강 일대에 몰렸다는 건, 하루 평균 27만 명 수준의 인파가 수변 공간에 집중됐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 봐서 아는데, 여의도나 뚝섬 한강공원은 평소에도 주말이면 화장실 줄이 길고, 쓰레기 처리 문제가 꽤 심각합니다. 그 공간에 두 배, 세 배의 인파가 몰렸을 때 어땠을지는 짐작이 갑니다.

대규모 축제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요소가 있습니다. 군중 밀집도 관리, 즉 크라우드 매니지먼트(Crowd Management)입니다. 크라우드 매니지먼트란 특정 공간에 밀집된 인파의 이동 동선과 밀도를 체계적으로 제어하는 안전 관리 기법으로,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국내 대형 행사에서 의무적으로 강화된 항목입니다. 방문객 규모가 커질수록 이 부분의 중요성이 비례해서 높아집니다.

서울시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사계절 축제 전략, 이른바 '365일 축제 도시'를 이어간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방향성 자체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경험상 축제 규모가 커질수록 현장 편의시설, 다국어 안내 체계, 대중교통 연계 동선 같은 기본 인프라가 먼저 받쳐줘야 합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찾으려면 그들이 한국어를 몰라도 행사장 안에서 불편 없이 움직일 수 있어야 하니까요.

 

서울스프링페스티벌이 글로벌 도시 관광 콘텐츠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방문객 숫자보다 방문객 경험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다음 축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규모 확대와 안전·편의 관리가 함께 가야만 지속 가능한 축제가 된다는 점, 서울시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참고: https://news.nate.com/view/20260519n30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