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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K푸드 확산, 괜찮을까? (위조품 대응, 지리적표시제, 임산부 지원)

thinkroom 2026. 5. 17. 09:59

한국 라면이나 과자가 해외 일반 마트 진열대에 놓이는 것을 보고 "이제 K푸드가 정말 세계로 나갔구나" 싶었던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제품, 진짜 한국 식품이 맞을까요? 저도 처음엔 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최근 정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해외에서 '짝퉁 K푸드' 대응에 나선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야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짝퉁 K푸드 확산, 괜찮을까? (위조품 대응, 지리적표시제, 임산부 지원)

위조품 대응: 홍보만으로 충분할까

한류 열풍이 거세지면서 K푸드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드라마나 K팝을 통해 한국 음식을 먼저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고, 그 덕분에 고추장, 김치, 라면 같은 품목이 현지 마트 정규 코너에 입점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기가 높아질수록 반드시 따라오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상표권 침해(Trademark Infringement) 문제입니다. 상표권 침해란 타인의 등록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표지를 허가 없이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말하며, K푸드 시장에서는 포장 디자인이나 브랜드명을 흉내 낸 모방품 형태로 나타납니다.

 

저도 해외에서 한국 제품처럼 보이는 식품을 가까이 들여다본 적이 있는데, 원산지 표기가 다르거나 성분 구성이 미묘하게 달라 불편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국 제품인 줄 알고 구매했다가 품질이나 위생 기준이 다른 모방품을 접하게 되면, 그 실망감이 특정 브랜드가 아니라 K푸드 전체로 향하게 됩니다. 이게 저로서는 가장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aT는 올해 해외 재외공관·한인회와 연계해 '진짜 K푸드' 홍보를 진행 중이며, 스포츠·문화 행사에서 정품 K푸드를 전시하고 위조품·모방품과 직접 비교하는 캠페인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홍보를 통해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는 방향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부분에서 조금 다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홍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실효성 있는 대응을 위해 함께 갖춰져야 할 요소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수출 대상국 정부와의 합동 단속 체계 마련
  • 지리적표시제(GI) 등록 및 국제 상표권 보호 강화
  • 현지 유통망 내 정품 인증 라벨 도입
  • 소비자 신고 채널 구축 및 피해 사례 모니터링

여기서 지리적표시제(GI, Geographical Indication)란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이나 식품에 해당 지역명을 표시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호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유럽에서는 파르마 햄이나 샴페인처럼 원산지 보호가 강력하게 작동하는데, K푸드 역시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 해외 모방품을 법적으로 차단하는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한호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도 "짝퉁 K푸드를 취급하면 강력히 처벌받는다는 것을 인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수출 대상국과의 공동 단속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저도 이 의견에 공감합니다. 브랜드 이미지는 쌓는 데 수십 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건 순식간입니다.

 

한국 식품 수출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93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출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이 규모를 지켜내려면 홍보와 단속이 동시에 가동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리적표시제·임산부 지원: 실질적 보완책이 핵심

K푸드 대응과 별개로, 이번 aT 혁신자문위원회에서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 재개 계획도 함께 발표되었습니다. 이 사업은 2020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운영되다 2022년 중단되었는데, 새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올 하반기에 재개됩니다. 제가 직접 연관된 입장은 아니지만, 이 사업이 중단된 3년 사이에 임산부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먹거리에 접근하기 어려웠을 거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사업 구조는 국비 40%, 지방비 40%, 자부담 20%로 구성됩니다. 여기서 자부담이란 수혜자 본인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비용 비율을 의미하며, 지방비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하는 몫입니다. 문제는 재정 여력이 부족한 지방정부는 지방비 40%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이나 대도시와 달리, 재정이 열악한 농촌 지역 임산부는 동일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친환경농산물(Organic Produce)이란 농약, 화학비료, 항생제 등을 사용하지 않거나 그 사용을 최소화해 재배·생산된 농산물을 뜻합니다. 임산부처럼 식품 안전에 더 민감한 수요자에게 이 같은 농산물을 지원하는 것은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태아 건강과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입니다. 그런 만큼 지역 간 격차 없이 고르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는 의견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재정 지원 구조를 중앙 집중형으로 조정하거나, 재정 취약 지자체에 대한 국비 비율을 탄력적으로 높이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일 수 있습니다. 전국 어느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든 동등한 출발선에 설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단순한 예산 배분 문제가 아니라 형평성(Equity)의 문제라고 봅니다. 형평성이란 개인의 처한 조건이나 환경에 관계없이 동등한 기회와 결과를 보장하는 원칙으로, 복지정책의 기본 가치 중 하나입니다.

 

국내 임산부 1인당 친환경농산물 지원 규모나 수혜율에 대한 데이터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사업 재개 시점에 공개할 예정이며, 세부 기준은 지자체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출처: 농림축산식품부).

 

K푸드의 수출 경쟁력과 국내 먹거리 복지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다룬다는 점에서 이번 정책 방향은 충분히 의미 있습니다. 다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홍보 중심의 대응만 발표될 줄 알았는데, 임산부 지원사업 재개까지 함께 나온 것은 정책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결국 관건은 실행력입니다. 정품 인증 체계, 해외 단속 협력, 지방정부 예산 지원, 이 세 가지가 구체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취지의 정책도 일회성 행사로 끝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K푸드는 이제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와 연결된 브랜드 자산입니다. 그 가치를 지키는 데는 홍보만큼이나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합니다. 이번 정책이 그 첫 발을 제대로 내딛기를 바랍니다.


참고: https://www.nongmin.com/article/20260513500721